흰살생선 중에서는 참돔이 풍부한 감칠맛 덕분에 봄에, 광어는 은은한 향미 덕분에 겨울에 즐겨 먹는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반면 농어는 여름철을 대표하는 흰살생선으로 꼽힙니다. 특유의 향이 있기 때문에 두툼하게 썰기보다는 얇게 썰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살은 탄탄하면서도 부드럽고,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흰살생선 특유의 세련된 단맛이 입안에 은은하게 퍼집니다. 하지만 농어는 담수와 해수가 섞이는 내만을 자주 드나들기 때문에 개체에 따라 가끔 흙내음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농어는 자라면서 이름이 바뀌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행운의 물고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 20~30cm 크기의 물고기는 ‘세이고(Seigo)’, 약 40~60cm 크기의 물고기는 ‘후코(Fukko)’, 60cm 이상의 물고기는 ‘스즈키(Suzuki)’로 불립니다. 초밥용으로는 주로 ‘후코’ 단계의 농어가 사용됩니다.
농어는 살과 껍질 사이에 있는 ‘카와기시’라는 층에서 특히 감칠맛이 강해 많은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끓는 물을 부어 껍질을 살짝 부드럽게 만든 뒤 껍질째 니기리로 제공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여름철에 특히 신선한 농어를 구할 수 있을 때 이를 아라이로 조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얇게 썬 생선을 얼음물에 담가 살이 하얗게 변할 때까지 두면 과도한 지방이 제거되어 탄탄하고 기분 좋은 아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